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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스크랩] ** 백수의 하루 < 부제: 홀아비의 24시 > **

아시아로드 2015. 2. 4. 20:38

 

 

 

 

 

백수의 하루

< 부제: 홀아비의 24시 >

 

몇 시(時)인지는 몰라도

자동으로 눈 떠지는 아침

아마도 생리적인 현상 때문에

일어난 것 같다.

 

 

생리현상 해결하고

또 이불 속으로

 

얼마나 지났을까

꼬르륵 소리에

민생고 해결위해

겨우 눈 비비고 일어나

찌그러진 밥상 위

쉰 김치 몇 조각

어제 먹다 남은 콩나물국

그래도 전기밥솥 덕분에

따스한 밥 한술 떠 본다.

 

 

그래도

세상사 어찌 변하는지

텔레비전 켜고

여기저기

뉴스채널 돌려보고

미쳐 다 못 본 드라마

이리저리 돌려보고

 

혹시나

어디서 만나자고

소주한잔 하자고

연락 있었는지

카톡,메세지

 

확인하니

아무도 아무 곳에서도

연락은 없고

 

 

에라, 먹다 남은 콩나물국에

몇 모금 남은 소주로

허전함 달래고

 

얼큰한 취기로

또 따스한 이불속으로

 

비몽사몽

엎치락뒤치락 거리다

 

탕탕하는 소리에

깜짝 놀라

일어나

쪽 문 열어보니

 

집배원 아저씨

밀린 세금, 고지서

독촉장 들고서

배달 확인서에

서명하란다.

 

눈 떠진 김에

컴퓨터 켜고

오늘의 운세 열어보고

 

아싸 오늘 운세 좋다 하니

로또 방으로

거금 1천량에 1구좌 구입

 

이 세상의

모든 신이시여

 

이번엔

1 / 8,145,060

행운이 나에게

꿈의 나라로

 

 

기초연금

이십만 원

없어진지 오래고

다음달 25일만 기다려지고

 

혹시나

자식 놈들이 용돈 보냈는가.

핸드폰 자동입금 확인 해보니

혹시 나가 역시나

 

그 좋아하던

담배도 답뱃값 올라서

년 초부터

금연하느라 고생하고

금연 땜 시 물만 마시니

용변만 허블 나게 보고

 

이리 뒤척 저리 뒤척

거리다 보니

여기저기 먼지가

사막의 마른 풀 넝쿨 날아다니듯

나뒹굴고

 

어디선가 본 듯한

하얀 백금 가루들

모아 보니

내 몸에서 떨어져나간

피 같은 껍질조각들

 

홀아비는 이가 서 말이고

홀어미는 은이 서 말이라 했던가.

 

빗자루 들고

이리 쓸어보고

저리 쓸어바도

동전 한잎 안보이네

 

밀린 빨래 세탁기에 넣어서

자동으로 돌려놓고

 

컴퓨터 카페 열어서

이 카페 저 카페

좋은 글 좋은 노래 있는지

검색하다가

 

좋은거 있으면

내 카페나 블러그에

스크랩 해놓고

 

그러다 어느 카페에서

옛 영화라도 한편 올리면

그것으로 또 한시간여동안

세월 보내고

 

그러다

방 한구석

빨래건조대에 빨래 널어놓고

세탁기 청소하다보니

이게 웬 횡재

 

세탁기 안에서

500원 동전 4 개씩이나

 

동내 슈퍼로 달려가

소주1병

라면1봉

그래도 거금 20원 남기고

 

라면에 김치 넣고

파 송송 계란 탁

소주한잔에

그 맛 그 느낌

그 누가 알리요

 

그 취기에

 

아무렇게나 나뒹굴어

또 잠을 청한다.

 

얼마나 꿈속을 해매였던가.

목이 말라 또 눈이 떠지네.

그냥 이대로 눈 감고 있었으면 좋았으련만

 

매일 마시는 수돗물

그 흔해빠진

지겹지도 않은지

그 물 때문에 눈이 떠진다.

목이 말라서

 

있을 때 고마움을 모르는

물~ 물~ 물~

물 한 모금 마시고

 

그냥 의식적으로

텔레비전을 리모컨으로 켜본다

종편에서는

매일 그놈의 여, 야 정치이야기

이제는 지겹다

이제 드라마 할 시간만 기다리고

낮에 한참을 자고나니

밤을 또 어떻게 보내야 할지

또 걱정이네

 

오늘도

밤에 얼마나

집을 짓거나 부셔야할지

 

낮에 사둔 로또번호를

몇 번이고 쳐다보고

이번엔 내 차례다 하고

 

이 세상 모든 신들에게

눈 감고 기도해본다

 

이 채널 저 채널

다 돌려보고

보고 또 보고

아휴 벽에서 외로이

추만 흔들어대는

시계를 보니

 

벌써 새벽이네

베개에 머리 처박고

잠이나 청하자

그러다보면

아침이 오겠지

아 이렇게 하루가

지나가는구나.

이놈의 백수생활

< 홀아비생활 >

언제나 끝나려나.

죽어야 끝나지

?????

 

글,사진,편집, 원명/강길륜

2015년2월4일

입춘 날 청승맞게 몇자 적으면서

음악이나 들으며

허전한 마음 달래 본다

 


 

 

출처 : arex0203
글쓴이 : 원명/강길륜 원글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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